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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와의 대화 속에서 생각하는 대만식민지지배, 고마고메 다케시

고마고메 다케시

번역 : 윤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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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와의 대화 속에서 생각하는 대만식민지지배」 에 대하여 

 

번역자: 윤희상

 

고마고메 다케시의 본 논문 「영국사와의 대화 속에서 생각하는 대만식민지지배」는, 저 자가 서론에서 밝혔듯이 2015년에 발간된 저서 『세계사 속의 대만식민지지배-대남장로교중 학교로부터의 시좌』의 집필에 이르는 사유의 과정을 밝힌 것으로, 저서를 기획하게 된 배 경이나 논리의 골자를 살필 수 있는 초록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이 논문은 1996 년에 발간된 저서 『식민지 제국일본의 문화통합』과 2015년의 저서를 잇는 징검다리로써, 고마고메 다케시의 연구방법론이 어떤 방향전환 혹은 세분화를 거치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고마고메는 『식민지 제국일본의 문화통합』의 발간 이후 영국에서 체류하며 본격 적으로 비교제국사 연구에 착수하게 되는데, 본 논문에서는 영국령 인도와 일본령 대만을 대응하는 쌍으로 두고, 영국 제국사와의 대화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비교제국사연구, 혹은 비교식민지사연구는 아직 본격적으로 개척되지 않은 역사학의 새로 운 흐름이라고 생각된다. 고마고메 다케시와 같은 저명한 학자에게도 서로 다른 식민지지배 의 경험과 정책을 비교하는 작업은 수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흔히 비교제국사연 구의 방법론에 대해 갖게 되는 의문점은 다차원적인 식민지지배의 형태와 구조를 보편적 경 험으로 격상시키고, 그럼으로써 식민지 종주국의 폭력성을 희석해 버리게 되지 않느냐는 것 이다. 일방향적 발전 도식에 근거하여 식민지지배를 이해할 경우, 비교제국사연구의 관점은 자연스레 서구 열강이 가졌던 시선과 중첩되기가 쉬울 것 같기도 하다.

 

고마고메 다케시는 본 논문을 통해 그러한 의문 혹은 회의를 자각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보편과 특수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며 보다 섬세한 차원의 접근을 시도하려 한다. 영국령 인도와 일본령 대만 각각의 사실관계를 밝히고 둘의 차이를 더욱 벌어지게 하기보다, 둘의 구조적 상동성을 둘러싼 실마리를 찾고, 그것이 ‘식민지’라는 본질과 닿아있음을 논증하 고자 하는 것이 이 논문의 핵심 요지다. 적어도 본 논문에서 고마고메는 변별되지 않는 하 나의 고정된 ‘제국적 보편’을 논하는 것과, 하나의 ‘특수한 식민지지배’(일본특수론)를 논하는 것 모두 피하고자 하는 듯 보인다. 인종주의와 접합된 식민지주의의 본질을 공유하되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뻗어 나가는 식민지지배를 고찰할 때, 되려 체념과 냉소를 통해 면책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식의 식민자 문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적어도 역자가 이해한 바로, 고마고메가 말하는 ‘일본특수론’으로부터 벗어나는 연구방법론은 특정 피식민자의 특수 상황을 뭉뚱그려버리는 접근법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미즈타니 사토시, 나미카와 요우코, 모리모토 마미의 세 연구자가 보낸 코멘트에 각각 응답하는 형식을 취하며, 교육문제의 구조, 선교사와 현지인 신도 간의 긴장 관계, 기숙사, 스포츠, 소년단 등을 둘러싼 청년들의 ‘꿈’ 등을 다루고 있다. 고마고메는 다양 한 1차 사료를 참조하면서도 주목할 만한 개인의 경험과 꿈을 서사화하고, 서로 다른 환경 에 있는 선교사나 관료에 대한 인식론적 해석을 시도하며, 도표만으로 확신할 수 없는 영역 을 메우고자 한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 그려진 대만 청년들의 어중간한 상태, 현실적인 선 택지 자체가 제한된 환경 속에서 ‘대만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의식해야 했던, 신앙과 교육 의 갑갑한 규율 속에서 감춰진 파토스를 남몰래 분출해야 했던, 바로 그런 상태는 흥미로운 만큼 앞으로도 관심을 요하는 주제가 되리라고 생각했다. 저서로 향하는 여정일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제기되어야할 물음들과 식민지(기) 연구에 있어 수행되어야 할 과제들이 산포되어있어 더욱 주목할 만한 글이라고 생각되었다.


첨부파일 : 영국사와의 대화 속에서 생각하는 대만식민지지배, 고마고메 다케시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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