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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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쟁 기계의 사이버네틱스화: 냉전기 과학과 컴퓨터
앙투안 부스케(Antoine Bousquet)
번역 : 최석현
저명한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1966년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 무엇이 철학의 자리를 대신하겠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한 단어로 이렇게 답했다. “사이버네틱스.” 20세기 중반에 등장하여 철학에서 공학까지, 자연과학에서 사회과학까지, 급진 예술에서 국가 정책까지 아우르며 보편 과학을 자처한 사이버네틱스는 현대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다. 하지만 이처럼 막대한 역사적·철학적·사회적 의의가 있음에도 한국에서 사이버네틱스에 관한 논의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캐서린 헤일스의 고전 『우리는 어떻게 포스트휴먼이 되었는가』 (플래닛, 2013)를 비롯해 국내 연구자로는 고규흔, 김재희, 홍성욱 등의 논문을 통해 한국에서도 사이버네틱스에 관한 연구가 여럿 출판되기는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문헌들은 너무 흩어져 있고, 하나의 응집력 있는 학술장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사상으로서의 사이버네틱스에 비해 역사적 구성물로서의 사이버네틱스에 대한 논의는 한국어로는 거의 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DBPIA와 아카루트가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덕분에 이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는 문헌을 소개하게 되어 영광이다. 앙투안 부스케(Antoine Bousquet)의 이 논문, 「미국 전쟁 기계의 사이버네틱스화: 냉전기의 과학과 컴퓨터」를 번역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 이 논문이 사이버네틱스를 흔히 이야기되는 것처럼 포스트휴먼 시대를 선취한 과학 혹은 사상으로만 소개하지 않고, 이 분야가 냉전의 맥락 안에서 어떤 역사를 거쳐왔는지를 잘 조망한다는 점 때문이다. 사이버네틱스의 역사에 관한 대부분의 논의가 과학사, 기술사, 사상사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데 비해, 이 논문은 정치학자인 저자의 배경 덕분에 이 분야의 역사를 군사사 맥락에서 톺아봄으로써 독창적인 기여를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베트남 전쟁에 이르는 넓은 시기와 맥락을 망라하는데다 읽기 쉬운 서술 스타일을 갖춘 것 또한 이 논문의 주된 미덕이다. 이 논문의 주된 논거는 폴 에드워즈(Paul Edwards)의 책 『폐쇄 세계』(The Closed World)와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에드워즈의 두꺼운 책이 번역되지 않은 상황에서, 냉전 맥락 안에서의 사이버네틱스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해 짧은 분량으로 오해 없는 개관을 제공하는 부스케의 이 논문이 한국 독자에게 사이버네틱스에 대한 좋은 입문 문헌으로 역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저자 소개
앙투안 부스케(Antoine Bousquet)는 현재 스웨덴 국방대학(Försvarshögskolan) 정치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대체로 과학기술과 매체 그리고 전쟁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해왔는지를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조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저작으로는 근세에서 현대까지 전쟁의 패러다임 변화를 기술 변화를 통해 정리한 『전쟁의 과학적 방법: 근대 전장의 질서와 혼돈』 (The Scientific Way of Warfare: Order and Chaos on the Battlefields of Modernity, 2009/2022), 시각 매체의 역사를 전쟁 기술의 맥락에서 분석한 『전쟁의 눈: 망원경에서 드론까지의 군사적 지각』 (The Eye of War: Military Perception from the Telescope to the Drone, 2018) 등이 있다
첨부파일 : 미국 전쟁 기계의 사이버네틱스화_냉전기 과학과 컴퓨터_최석현.pdf
2023.08.22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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